청년정책, 다양한 계층의 공감·지지 있어야 성공해
평택시는 청년이 늘어나는 젊은 도시다. 2020년 연령대별 인구이동 추이를 보면 전입인구 중 20~44세 1만8487명이 유입돼 20~44세 인구가 전체 인구의 37%를 차지한다. 젊은 생산인구의 증가로 이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청년·1인가구 정책이 시급하다. 주거환경·교통·교육·문화 등의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는다면 이들은 언제든지 떠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택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평택 청평 페스티벌’에 눈길이 간다. 9월 17일 청년의날에 맞춰 24일까지 열리는 이 축제는 평택을 살아가는 청년들을 만나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볼 흔치 않은 자리다. 청평 페스티벌을 준비하느라 분주한 송창민 평택청년의날 청년기획단장(38)을 만나 청평 페스티벌의 개최 의미와 그가 바라는 평택시 청년정책에 관해 들어보았다.
먼저 자기 소개를 부탁드린다.
송탄에서 태어나 태광고를 졸업했다. 대학에서 미디어 관련 학과를 다녔지만 전공과 다른 인테리어 분야에 종사했다. 20대와 30대 초반은 하루하루 바쁘게 살다가 30대 중반에 두세 달 정도 쉴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저와 제 가족이 잘 사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느껴 독서동아리에 가입했다. 3년 전쯤 평택시가 청년공모사업을 시작했고 동아리의 일원으로 참여하면서 평택청년네크워크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원래 청년문제에 관심이 있었던 건가.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다. 청년독서모임 ‘뿌리’에서 활동하면서 저도 재밌고 다른 친구들도 즐겁게 지내려면 어떻게 할지를 고민하게 됐다. 작은 노력에도 친구들이 좋아해주니까 보람을 느껴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됐다. 이런 고민과 노력이 평택청년네트워크 활동을 하며 점차 넓어졌고 청년들이 평택이라는 공동체 일원으로 자리 잡으려면 무엇을 해야할지를 찾게 된 거다.
3년간 평택청년네크워크에서의 활동을 평가한다면.
초기에는 청년네크워크의 비전이라든가 목표라든가 그런 것이 명확하지 않았다. 평택시가 세워놓은 목표가 있었겠지만 참여하는 청년들에게 크게 와닿지 않았다. 청년들이 요구하는 정책·지원은 예산 등의 이유로 미뤄져 불만이 생겨났고 평택시가 모집해 운영하다 보니 참여의 자발성도 부족했다. 이런 이유로 청년정책 수립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웠다. 정책이라는 것은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이 모여 결정되지 않나. 청년정책이라 해도 청년의 의견만으로 결정되지 않고 평택시의 다양한 연령층이 공감하고 지지해야 가능하다. 이에 대한 평택시와 청년 간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던 측면도 있었던 걸로 보인다. 이런 시행착오를 거쳐 청년네트워크에 ‘우리가 한 번 해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청년축제도 의기투합해 준비하고 있다.
평택 청평 페스티벌은 어떻게 준비되고 있는지.
청년기획단을 중심으로 준비하고 있다. 청년기획단은 3기 평택시청년네트워크, 청년독서모임 뿌리, 이음기자단 등에서 활동하는 평택 청소년들로 구성됐으며 올해 6월 발족했다. 청평 페스티벌이란 축제 이름은 ‘청년의 평택, 청평한(맑고 태평한) 삶을 꿈꾸다’라는 의미를 담아 지었다. 청년의 날인 9월 17일부터 24일까지 ‘용기내, 챌린지(반찬나눔)’, ‘돌아온 쉼 데이, 커피소개팅’, 청년의날 기념행사 ‘오감만zone’, ‘대인관계 심리학-마음이 가는 인문학’ 등의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규모도 작고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하기엔 부족하다. 완벽하고 멋진 행사는 아니어도 현재 우리 역량에 맞춰 청년들이 그들의 에너지를 뿜어낼 장을 시작한다는 데 의미가 크다. 매년 성장해 청년의 고민과 목소리를 담아내고 지역과 소통하는 축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떤 청년정책을 바라는지 구체적으로 듣고 싶다.
20대는 20대대로, 30대는 30대대로 고민이 있고 바라는 것이 있다. 일자리, 공부, 인간관계 등 다양하다. 가장 큰 문제는 그들의 고민을 지역사회 어디에 토로하고 해결할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주위 청년들을 보면 돈을 벌러 평택에 오긴 했는데 정을 붙일 데가 없고 즐길 일도 많지 않다고 토로한다. 청년네크워크 활동을 하며 통계연보를 보게 됐는데 평택에 오는 청년만큼 평택을 떠나는 청년이 많았다. 서부지역에 거주하는 청년들이 영화를 보러 평택역에 있는 영화관에 오는데 한 시간이 넘게 걸린다. 1시간은 뮤지컬이나 공연을 보러 서울에 가기에도 충분하다. 1년 전 웹미디어 에이전시인 ㈜유에이지를 창업했는데 청년 창업을 위한 지원이나 정책을 찾기 어려웠다. 주요 업무지역에 공유오피스 같은 창업지원공간을 만들어준다면 온라인·콘텐츠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작은 문제라도 평택시가, 지역사회가 관심을 기울이고 해결하려는 노력이 쌓여야 청년정책이 풍부해지고 다양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는가.
올해 38살로 청년으로는 거의 끝자락이라 할 수 있다. 청년으로서 활동할 마지막 해가 아닐까 싶다. 평택청년의날 청년기획단장으로 청평 페스티발을 잘 치르고 청년네트워크 활동도 잘 마무리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회사에서 ICT 기술을 결합해 지역 문화재원을 개발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인터뷰] 송창민 평택청년의날 청년기획단장